[단독] '엑스선골밀도진단기' 방사선 누출 문제없나?

방사선 수치 올라도 경고등은 작동하지 않아
방사선사, 병원장들 무방비 상태로 피폭당해?
병원은 '식약처 신고'. 장비업체는 '문제없다'

권민정 | 기사입력 2022/03/22 [15:37]

[단독] '엑스선골밀도진단기' 방사선 누출 문제없나?

방사선 수치 올라도 경고등은 작동하지 않아
방사선사, 병원장들 무방비 상태로 피폭당해?
병원은 '식약처 신고'. 장비업체는 '문제없다'

권민정 | 입력 : 2022/03/22 [15:37]

▲ 문제의 엑스선골밀도진단기 근처에서 방사선 계측기의 수치가 111μSv까지 올라가고 있는 모습   © 권민정


단독[뉴스메타=권민정 기자] 
국내 한 의료기기 회사에서 제조 및 판매 중인 엑스선골밀도진단기에서 엑스선 조사 시 적절한 경고나 주의 표시가 없이 조사가 진행되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병 의원 담당자들의 방사선 피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제품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 골밀도진단기 제조업체에서 제작돼 전국 각지의 병 의원으로 판매돼 현재 병원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골밀도 촬영에 이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진단방사선의료기기의 경우, 고시된 관련 법령 방사선기기의설계승인및검사에관한기준 제12조 제1항에 따르면 예상되는 방사선기기의 사용 환경에서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다른 표시와 혼동되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정에 관한 공통 기준규격> 6.4.2부하 상태의 표시에서도 "정상 사용 및 단일고장 상태에서의 부하 상태는 X선에 노출되기 쉬운 조작자 및 기타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표시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식약처에서 고시한 <진단용엑스선촬영장치> 개별규격에서도 "X선의 조사 중에는 X선 제어장치 또는 조작자의 위치에서 보이는 장소에 X선 조사 중에 있다는 것을 황색의 표시등 또는 LED를 이용한 그림 또는 다른 방법에 의해서 표시하여야 한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 제품은 전원을 켜고 장비를 예열하는 단계에서부터 방사선 계측기(방사선 작업자에게 경보를 발생해 방사선 피폭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측정기)를 가져다 대면 수치가 급속도로 올라가면서 경보등이 울리지만, 정작 장비에는 어떤 경고등이나 표시등도 작동되지 않는다는 병원의 충격적인 영상제보가 이어졌다.

 

방사선의료기기는 사용자나 환자의 잠재적 위해성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방사선 발생표시가 동작되지 않는 상태로 방사선 조사가 진행되면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발생표시 및 알림이 없는 상태에서의 방사선 조사는 방사선 의료기기 인증의 필수조건인 안전규격에 위반되는 매우 심각한 결함이라는 것이 일부 의료 업계의 주장이다.

 

문제의 골밀도 측정 장비를 사용해 온 서울의 A 내과병원에 의하면, ”골밀도 장비를 로그인 했을 시 방사선 계측기로 측정해 보니 수치가 급속히 올라갔지만, 골밀도측정 장비 상에는 방사선이 배출될 때 당연히 표시돼야 할 경보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경북의 B 의원에서도 문제의 장비를 사용 중인데 장비 전원을 켜고 환자목록에 들어가면 계측기 수치가 110μSv까지 올라가지만, 골밀도 장비 상에는 표시등이 작동되지 않는다고 했으며, 전주의 C 병원과 경기도의 D 산부인과에서도 같은 증상을 전했다.

 

위 병원들에서 측정된 계측기 수치는 국내 골밀도 장비 타사제품이나 수입산 장비와 비교 시 15~20배 수준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소견이다.

 

서울 소재 A내과병원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문제의 장비를 반품시키고 방사선위원회에 문제가 되는 장비업체를 신고했으며, 현재 '식약처 신고사항'이란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

 

B의원 원장은 이 장비를 사용한지 4년이 넘었다. 방사선 피폭이 되고 있는 걸 모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다문제가 심각하다. 이 장비 뿐만 아니라 엑스레이 등 방사선에 노출되는 많은 장비들을 운영 중에 있는데 이렇게 모르는 사이에 피폭이 되니 암이 생길까 걱정이다고 했다.

 

이어 자다가도 죽을까 봐 겁난다. 골밀도 장비는 다른 장비에 비해 피폭이 미미하다고 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무방비 상태로 맞고 있었다니 기가 막힌다. 그렇다고 수 천만원 되는 장비를 쉽게 바꿀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식약처에 신고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문제가 제기된 장비업체 대표는 우리 장비엔 전혀 문제가 없다. 경쟁업체에서 비방하는 것이다고 했다.

 

또한 모 병원에서 장비를 사서 6개월 동안 사용하다가, 쓰기 불편하니 반품해 달라고 해서 지금 병원하고 소송 중에 있다. 방사선위원회 신고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고 위원회로부터 연락 받은 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장비를 식약처에서 정식 승인을 받고 판매 중이다. 장비 고장으로 피폭량이 많은 장비가 있을 수는 있으나, 문제가 제기된 병원에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방사선 계측기 수치가 올라간다는 주장도 경쟁업체의 허위 주장이다. 경쟁사에서 어떤 루트를 통해 우리 장비를 획득해 임의대로 만져서 계측한 수치일 수도 있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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